▲ 이번 전통수의 특별전시회 '땅으로 시집가는 날'에 전시될 남자 '면복'. (사진=단국대학교)

전통 출토복식(出土服飾)을 국내 최대 규모로 소장하고 있는 단국대학교가 3.1절을 앞두고 전통수의의 발전적 계승 등 우리 전통장례문화 복원에 발벗고 나섰다.

15일 단국대학교 대학원 전통의상학과는 삼베수의(壽衣)가 우리 전통장례 문화유산이 아닌 일제 잔재라는 점에서 조선시대 출토복식을 고증해 신형 전통수의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또한 전통수의를 주제로 오는 17일부터 다음달 6일까지 대학로 상명아트홀, 다음달 11일부터 오는 4월 8일까지 단국대 석주선기념박물관에서 특별전시한다.

이번 선보이는 전통수의 특별전시회 '땅으로 시집가는 날'에서 단국대 전통복식연구소(소장 최연우 단국대 대학원 전통의상학과 교수)가 '국조오례의(國朝五禮儀)'에서 규정한 조선시대 예법과 절차, 단국대 석주선기념박물관이 소장한 수 1000점 출토복식을 정밀하게 분석해 만든 비단 수의로 총 52종 100여 점이 전시된다.

남성은 ▲면복 ▲곤룡포 ▲단령 ▲심의 ▲철릭 등 25종, 여성은 ▲적의 ▲원삼 ▲당의 등 17종, 기타 부속품으로는 염습제구와 관의 겉에 쓰는 여러 도구인 치관제구 10종 등이다.

단국대에 따르면 신형 전통수의 개발에는 약 1년이 걸렸으며, 최 교수와 함께 전통의상학과와 전통복식연구소에 소속된 석·박사급 연구진 15인이 제작에 참여했다.

이번 신형 전통수의 개발은 전통문헌과 출토복식을 바탕으로 ▲품목선정 ▲일러스트 ▲패턴 ▲가봉품 ▲본품 제작 과정을 거쳤으며 광장시장, 자수집, 염색집 등 현장을 누비고, 수 차례의 수정을 거치면서 그림으로 무늬를 표현해냈다고 전했다.

단국대 전통복식연구소 소장인 최연우 교수는 "1934년 일제가 '의례준칙'을 규정해 비단수의 전통을 금지하고 삼베와 무명인 포목(布木)으로 수의를 마련하게 했다"며 "일제강점기에 삼베수의가 등장하면서 현재 사람들이 삼베수의를 전통수의로 알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산까지 비싸게 유통되고 있어 안타까운 생각에 철저한 고증을 통해 전통수의의 발전적 계승에 착수하게 된 것"고 전했다.

전통 장례문화에서 고인(故人)이 입던 수의는 삼베를 재료로 쓰는 게 금기시됐다. 다만 가난한 일부 백성들은 비단수의 등을 마련할 여건이 되지 않아 평상시 입던 삼베옷을 수의로 쓰는 경우가 간혹 있었다고 단국대는 설명했다.

본래 삼베는 고인의 가족과 친척들이 입는 상복 소재로 쓰였다. 즉, 거친 삼베는 '가난'을 나타내는 동시에 유가족들이 죄인이라는 뜻으로 입었던 수의(囚衣)라는 뜻을 담고 있던 것이다.

최연우 교수는 "조선시대 무덤은 석회·황토·모래를 반죽한 물질인 회삼물(灰三物)로 두르고 관(棺)도 옻칠을 여러 번 해 출토복식이 수 천 점이나 발굴되고 있는데 그 중 삼베 옷은 한 두 점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삼베를 수의 소재로 쓰는 것은 전통에 위배되는 것이고, 비단, 명주, 무명, 모시를 쓰는 것이 전통을 따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 / 국제뉴스 최동희 기자